Coronaized 2022

38. 워쳐 in 몽족 새해 축제 of 폰사완, 씨엥쿠앙, 라오스

Antiflow 2022. 12. 29. 13:58

꽃이 지고 나니 세상의

 

모든 색은 어둠 끝으로 사라졌다,

 

모든 소리는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모든 향기는 땅속으로 되돌아갔다.

 

축제가 끝나고나니

 

빈 객실이 늘고 있다,

 

식당의 일손이 놀고 있다,

 

찌꺼기만 광장에 남아있다.

 

꽃이 지고 나서야

 

잔상마저 영롱하고

 

잔음마저 맑고

 

잔향마저 달콤함을 알게 된다.

 

축제가 끝나고 나서야

 

국경을 넘어야 할 기한이 다가와 있음을,

 

7일 동안 쌓인 흙먼지를 씻어내야 함을,

 

아직 감기가 낫지 않음을 알게 된다.

 

1년을 기다려서

 

7일 동안 중독되었고

 

깊은 후유증을 앓고 있지만

 

그럼에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들에게

 

고마움(워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