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Rainy way from 망덴 to 빡세 끈적한 바람결의 끄트머리에서 모인 무채색의 비구름이 온 하늘을 메우고 메우고도 남은 구름이 땅으로 떨어진다. 우기는 이렇게 시작했고 앞으로 반년은 비를 피하며 머물지 비를 맞으며 달릴지에 대한 선택을 추가해야 한다. 망덴MangDen을 떠나는 새벽에도 보이Boy국경을 넘는 아침에도 볼라벤Bolaven고원을 지나는 한낮에도 빡세Pakse에 도착하는 저녁에도 바람의 습도를 가늠하고 구름의 채도를 주시하고 빗줄기의 굵기를 점검해야 한다. On the road of 2023 2023.06.15
5. 남지앙 국경 - 다낭 - 보이/푸끄아 국경 - 빡세 라오스 닥쯩에서 달라붙은 한기와 습기는 여전히 한산한 남지앙 국경 너머까지 따라온다. 수차례 다녀 본 길이지만 아직도 좁고 울퉁불퉁하고 좌우와 상하의 굴곡이 심한 남지앙 국경에서 탄미까지의 80km의 내리막 길은 익숙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흥미롭지도 않다. 이 불편하고 덤덤한 주행의 감정은 송봉 호수 즈음에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사이에 사라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1월 25일에 국경을 넘어 다낭에 와서 2월 6일에 다낭을 떠나기 까지 12박 13일 동안 4곳의 숙소를 옮겨 다닌 것 외에 크게 한 일이 없다. 다니기 좋을 맑고 선선한 날씨였는데도 의지가 없으니 갈 곳도, 할 것도 없이 가성비 높은 다낭의 숙식 시설 주변만 배회한다. 한심하게도 보이겠지만 나를 위해 변명하자면 나는 이미 여행자가 아니고.. Coronaized 2023 2023.02.08
23. 길을 넘는다 from 베트남 다낭 to 라오스 아타프 잃어버려도 어쩔 수 없겠지만 부족해도 버틸 수 있겠지만 잊은 것은 없는지 채울 것은 없는지 마지막으로 확인을 한 후 태풍 '노루'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열흘 간의 다낭을 떠난다. 빗줄기를 피하며 환호를 받으며 떠나야 할 방향은 남서쪽이고 달려야 할 거리는 230km이다. 그 끝에는 라오스 국경에서 20km 떨어지고 캄보디아 국경에서 25km 떨어진 변방의 소도시, 플레이껀PleiCan이 있다. 플레이껀에서 깊은 밤을 보내고 캄보디아 국경으로 가는 고원을 들렀다가 베트남 보이BoY 국경 심사소에서 출국 신고를 하고 라오스 푸끄아PhuKeua 국경 심사소에 입국 신고를 오토바이와 함께 마친다. 달려야 할 방향은 서쪽이고 떠나야 할 거리는 100km이다. 좁고 굽고 거친 그 길에는 얼마되지 않은 마을과 얼마 .. Coronaized 2022 2022.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