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기다림 in 다낭 사람을 기다리고 해를 기다리고 물때를 기다리고 새벽을 기다리고 생각을 기다리고 떠남을 기다리고 늦어도 기다리고 흐려도 기다리고 지쳐도 기다리고 길어도 기다리고 얽혀도 기다리고 멈춰도 기다리고 삶은 실처럼 이어지는 기다림 죽음은 실처럼 끊어지는 기다림 On the road of 2023 2023.11.14
18. 정체 20일 in 다낭 방향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속도를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아직은 가야 할 공간이 많고 시간마저 충분합니다. 굵은 빗방울과 거센 바람줄기를 피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행위를 아끼고 있습니다, 말을 줄이고 있습니다, 생각을 좁히고 있습니다, 의미를 버리고 있습니다. 다시 나의 이성에 의한 방향을, 나의 감성에 의한 속도를 맞추어 둡니다. 나는 떠나고 당신은 사라지는 방향과 속도를 맞추어 둡니다. On the road of 2023 2023.11.01
2. 카우쩨오 국경-빈-퐁냐-다낭-라러이 국경 베트남 카우쩨오Cautreo 국경 심사소의 심사관은 늘 경직되어 있고 깐깐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급행료까지 달라는 뻔뻔함까지 보인다. 게다가 국경에 이르는 46A도로는 반년이 지난 지금도 공사 중이어서 진흙탕 길이다. 안남산맥을 타고 내려가는 급경사와 급굴곡에 더해 미끄럽기까지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아마 베트남의 국도 중에서 지금 시점으로는 제일 불편하고 위험한 길일 것이다. 한기는 빈까지 따라왔다. 빈에 머문 이틀동안 차고 습한 바람만 맞는다. 여러 번 왔기에 모든 것에 익숙할 줄 알았는데 날씨의 변수에 모든 것이 낯설다. 거리의 서늘한 풍경도, 사람들의 옷차림도, 노변의 길거리 카페도 익숙한 모습이 아니다. 동호이로 갈까, 퐁냐로 갈까를 고민하다가 퐁냐로 방향을 잡고 겨울 비바람에 맞추어 속.. Coronaized 2023 2023.01.13
26. 물이 넘친다 from 땃로, 라오스 to 다낭, 베트남 via 라러이 대게 억판사OkPhansa-우안거의 해제일- 무렵이면 우기는 끝이 났는데 올해의 빗줄기는 끝이 보이질 않는다. 땃로Tadlo를 떠나 라러이Lalay 국경을 넘어 베트남으로 입국하는 동안에도, 다시 아러이Aroi를 거쳐 후에Hue에 이르기까지도 대기는 축축하다. 랑꼬Rangco호수의 일부만이 빗물에 젖지 않은 옥색을 보일 정도이며 후에의 다리는 곧 물살에 깎여 무너질 것 같다. 길 위를 달리는 모든 이가 빗물에 쓸려가지 않기를... 축축한 길을 달려 다낭Danang에 이른 것이 10월 13일이었고 그날 오후부터 굵은 빗줄기가 밤새 대지에 꽂혔으며 빗물은 모든 지면에 스며들었다. 도로에 넘친 물은 지하에 쌓이고 지하에 주차한 오토바이의 틈까지 스며들었다. 세상에는 빗물에 꽂히는 요란한 빗소리와 빗물에 잠겨가.. Coronaized 2022 202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