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2025 12

2. 모이고 흩어진다 in 몽족 설날 축제 of 폰사완, 씨엥쿠앙, 라오스- ep 2.

모인다. 바람이 몰고 오는 추위도 모이고 햇살이 쐬여주는 따스함도 모이고 결혼 적령기의 처자의 아름다움도 모이고 짝을 찾는 총각의 간절함도 모이고 총각을 훑어 볼 처자 어머니의 꼼꼼함도 모이고 곧 처자가 될 소녀의 수줍음도 모이고 동급색 소년의 장난기도 모이고 부모 손에 끌려다니는 어린아이의 칭얼거림도 모이고 부모품에 안겨 온 갓난 아이의 낮잠도 모이고 호색한의 번들거리는 욕망도 모이고 나 같은 친몽파의 동정과 애정도 모이고 소문을 듣고 찾아온 객의 감탄도 모이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의 웃음도 모이고 명예를 얻기 위한 소의 이글거리는 승부욕도 모이고 한 해 동안 소를 훈련시킨 소주인의 간절함도 모이고 대목을 맞은 장사꾼의 바지런함도 모이고 판촉을 위한 기업의 광고 소리도 모이고 미인 선발대회에 나가는 후..

in 2025 2025.01.04

1. 세상에서 가장 강한 꽃이 핀다 of 몽족 설날 축제 1 in 폰사완, 라오스

또 시간이 찾아와서 또 공간을 연다. 그래서 수천 년 동안 빠짐없이 피었던 그 꽃이 어김없이 올해에도 핀다. 세상이 잊은 이름으로, 세상으로부터 내몰린 자리에서, 세상으로 향하는 당당함으로, 세상의 모든 색을 머금고, 세상의 모든 향을 담은, 동짓달 그믐날의 꽃이 핀다. 이 시간동안의 이 공간에서 만큼은 세상의 중심이고 무대의 주인공이고 역사의 서술자인 치우천황이 뿌린 씨앗의 꽃이 핀다. 수천 년의 시간 동안 흩어지지 않았고 수천리의 길위에서 쓰러지지 않았고 수천번의 총칼에도 꺾이지 않았고 수천번의 조롱에도 떨리지 않았고 수천번의 멸시에도 기죽지 않았고 수천번의 위협에도 무릎 꿇지 않았다. 앞으로의 시간이 사라지지 않고 앞으로의 공간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이 때의 이 자리에서 끝까지 꽃을 피울 것이다. 함..

in 2025 202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