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되었다. 깊고 깊은 평안에서 깨어나야 하고 지나친 여유에서 조금은 바빠져야 하고 제한된 초록의 색계를 벗어나야 하는, 수판을 떠날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나니 여섯 살 아이의 등허리를 짙누르는 고통만 보이고 생존을 위한 그 아이의 바쁜 몸짓만 보이고 세상의 빛에 잠긴 그 아이의 그림자만 보인다. 그럼에도 수판에서의 긴 날들을 짧게 기억하려는 것 처럼 산사태의 불안보다 무거운 그 아이의 잔상을 버리고 버리려 애쓴다. 그렇게 마이쩌우까지의 버려도 무거운 긴 길을 달린다.